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를 읽고

2021. 5. 6. 00:06자기관리/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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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각자의 위치, 속도에 따라 다르게 흐른다. 이미 인터스텔라에서 한번 크게 생각하게 된 개념이라 별로 이제 놀랍지는 않다. 현대인이라면 이제 시간이 사람마다 다르게 흐른다고 하는 이 명제를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가 이제 21세기인 것 같다.

그러나 아직도 내 몸과 생각은 고전물리학의 세계에서 빠져나오지를 못하고 있다.


시간의 양자성

시간도 양자처럼 입자성이 있으며 플랑크 시간이라는 작은 단위로 쪼개지는데 10의 -44승이라고 한다.

$\combi{10}^{-44}초$1044

마치 영화가 순간적으로는 그냥 정지된 이미지일뿐인데 머릿속에서 그것을 마치 움직이는 것으로 보는것과 같이.

그는 "연속은 사물을 아주 세밀하고 고운형태에 가깝게 하기 위한 수학기법일 뿐이라고 말한다. 신은 세상을 연속적인 선으로 그리지 않고, 작은 점을 찍어서 그렸다" 고 표현했다.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입니다.

사물이 아닌 사건으로 이루어진 세상

모든 과학적 진보는 세상을 읽는 최고의 문법이 영속성이 아닌 변화의 문법이라는 점을 알려준다.

세상을 사건과 과정의 총체라고 생각하는 것이 세상을 가장 잘 포착하고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다. 세상은 사물들이 아닌 사건들의 총체이다.

제 6장 중에서

정보통신업계에서도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때에 컴퓨터 시스템이 어떻게 반응할것인가를 중심으로 해서 프로그램을하는 방법이 있다. 세상이 존재를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연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어찌보면 고정되어 있는 물체같지만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단단한 바위와 쇠 조차도 그 안에서는 작은 입자들이 움직이고 있으니까 말이다.

사물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연구하면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제 6장 중에서

프톨레마이오스에서 슈레딩거에 이르기까지 물리학과 천문학에서 작동하고 있는 것은 사물이 어떻게 존재하는 지가 아니라 어떻게 변화하는 지를 수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원자의 형태는 결국 전자들이 원자속에서 어떻게 움직이는 지를 설명하는 슈레딩거의 방정식에서 나온 답으로 이해할수 있게 되었다. 이 방정식 역시 사물이 아는 사건을 다루는 것이다.


후반부에 가면서 이 책이 물리학 책인지 아니면 철학책인지 모를 정도가 된다. 나는 누구인가로 대표되는 철학수업을 받는듣한 느낌이 들면서, 아 훌륭한 물리학자는 철학에도 정말 능통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대표로 예로든 아낙시만드로스의 시를 소개한다.

사물은 필요에 따라

이것에서 저것으로 변화하고

그것들은 시간의 순서에 따라 정당화된다.

1장에서 나오는 아낙시만드로스의 시

아낙시만드로스는 그리스 철학자이며 지구가 그 어떤 것에도 의지하지 않은 채 우주공간을 떠다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한다. 그렇게 물리학과 철학은 통해 있나 보다.

그는 다시 아우구스티누스(354-430)의 <고백서>를 인용한다. 고백록이라고도 불린다.

 

그러니까 나는 머릿속으로 시간을 재고 있는 것이다. 내 머리가 시간이 객관적인 것이라고 우기도록 하면 안된다. 나는 시간을 측정할 때마다 내 머릿속의 현재에서 무엇인가를 측정하고 있다. 시간이 이렇지 않다면, 나도 시간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12장 마들렌의 향기 중의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

그러면서 음악은 시간이다 라고 설명해준다. 음악은 시간의 흐름속에서만 의미가 있다. 이해 되는가? 마치 영화필름속의 한 장면 한 장면은 움직이지 않는다 라는 말과같다고 나는 생각해 보았다. 그것을 구성하는 것은 인간의 뇌이다. 이제 논의는 뇌과학으로 넘어간다.

그러면서 그는 말한다.

넓은 의미에서 뇌는 과거의 기억을 수집해 지속적으로 미래를 예측하는데 사용하는메커니즘이다. 미래에 대한 예측가능성은 생존의 기회를늘리는데 , 진화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뇌 구조를 선택해 왔다. 과거의 사건과 미래의 사건 사이에 존재하는 이 선택이 우리 정신구조의 핵심이다. 이 선택이 우리에게는 시간의 흐름인 것이다.

.....

앞날을 예측하려는 우리의 연속적인 과정과 결합된 기억이시간을 시간으로 ,우리를 우리로 느끼게 하는 원천이다.

12장 마들렌의 향기에서 인용

책을 마무리 하면서 저자는 충만할 때의 죽음을 이야기한다. 성경 전도서의 일부분을 인용한다. 그렇다고 그가 기독교인이나 종교인인것 같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런 날에는 집을 지키는 자들이 떨 것이며 힘있는 자들이 구부러질 것이며 맷돌질 하는 자들이 적으므로 그칠 것이며 창들로 내다 보는 자가 어두워질 것이며 길거리 문들이 닫혀질 것이며 맷돌 소리가 적어질 것이며 새의 소리로 말미암아 일어날 것이며 음악하는 여자들은 다 쇠하여질 것이며 또한 그런 자들은 높은 곳을 두려워할 것이며 길에서는 놀랄 것이며 살구나무가 꽃이 필 것이며 메뚜기도 짐이 될 것이며 정욕이 그치리니 이는 사람이 자기의 영원한 집으로 돌아가고 조문객들이 거리로 왕래하게 됨이니라 은 줄이 풀리고 금 그릇이 깨지고 항아리가 샘 곁에서 깨지고 바퀴가 우물 위에서 깨지고 흙은 여전히 땅으로 돌아가고 영은 그것을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가기 전에 기억하라"(성경 전도서 12장 에서 발췌)


모든 인간에게 시간의 끝은 죽음이다. 그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진화의 오류라고 하면서, 이 두려움 덕분에 미래를 예상하는 능력이 지나친, 전두엽이 비대한 털없는 유인원이 탄생했다고 했다. 죽음을 두려워 하는 것은 이성적인 행동이지만 우리를 인도하는 것은 삶에 대한성찰이아니라 삶 그자체라고 한다. 우리는 세상을 다 모른다. 알지 못한다. 그래도 언젠가 두눈을 감고 휴식하게 될 것이다. 나는 이모든 것이 달콤하고 아름다와 보인다. 이것이 시간이다. 라고 하며 말을 맺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카를로 로벨리라는 이론물리학자이다. 우주론의 대가라고 한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내가 이해한 바로는

시간이 흐른다는 말은 사람의 뇌가 만들어낸 허상, 마치 영화같이 장면들을 구성하는 것이다. 우리의 정신적 능력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그런 시간을 이해하려 하지 말고, 현재를 즐거워 하며 잘 살아내라.

라는 말로 들린다. 이벤트(사건)의 연속된 흐름이 시간이라는 생각도 나를 좀 더 생각하게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아무것도 없다. 어쩌면 나의 시간은 내가 깨어 있을때만 흐른다. 잠을 자거나 수술을 받을때에는 나는 아무것도 하지못하고 있으므로 내 시간은 잠든 시간을 빼고서 계산해야 할 것 같다. 빨리 움직이는 사람은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고 한다. 사람이나 친구들에게 사건(이벤트)를 일으켜야 시간이 흐르는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암튼 더 자세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는 책을 사서 읽어보시고, 읽으시는 동안 머릿속에서 느껴지는 그 깊은 희열을 느껴보시기 바란다. 책을 중간쯤 읽다가 뇌가 피곤했는지 한숨 자고 나서 또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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